올봄에는 SF(과학소설)·판타지 문학을 대표하는 프랑스 작가 쥘 베른의 모험소설 5권을 번역해 펴냈다. 30년 전 출간한 '셜록 홈스' 시리즈 등에 이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책이다.
그는 ""손주에게 읽히려고, 할아버지 역할을 하려고 손을 댔다""며 ""쥘 베른이 책을 쓰던 14세기 과학 정보가 지금 와서 보면 불필요하거나 오차도 있어 그대로 번역하면 지루해 잔 가지치기를 하였다. 문장을 훼손하지 않고 살리되 쓸모 없는 문장만 정리했는데 호응이 좋다""고 하였다.
요번에 번역한 5권 가운데 '15소년 표류기'로 알려진 작품은 프랑스어 원제인 '5년 동안의 방학'(Deux ans de vacances)으로 바로잡았다.
""1897년 일본에서 번역된 제목을 그대로 따랐는데, 이 책을 처음 접하는 아이들에게 원제목을 제대로 알려주는 게 온당한 것 같았죠.""
프랑스어, 영어, 일본어 등 6개 외국어에 능한 김 번역가는 유려한 번역을 위해선 동서양 언어를 두루 익히는 게 큰 도움이 완료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단어로 옮길 때) 다양한 언어로 된 번역본을 살펴보면 번역의 질이 훨씬 좋아진다""며 ""홑눈이 아니라 겹시선으로 번역하는 차원이다. 번역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가능하면 서양어와 동양어를 하나씩 연구하라고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번역 작업 시 직역과 의역을 오가며 균형을 이루는 게 굉장히 중요하고 힘들다면서 ""텍스트와 사전에 갇히지 말아야 완료한다""는 조언도 하였다.
""사전 낱말에 준순해 직역 중심으로 하지 않으면 엉터리 번역처럼 생각하는데, 번역도 저런 부분에서 좀 열려야 해요. 텍스트에 갇히지 말고 원서 속 맥락에서 새로운 개념을 떠올릴 수 있어야 우수한 번역이 나올 수 있죠.""
김 번역가는 청소년들의 문해력 저하를 불안해 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데 대해선 책 읽기의 중요성을 강화하였다.
그는 ""스마트폰으로 읽으면 지나가는 지식이 되지만, 책을 읽으면 눈에 붙들어 매 머릿속으로 순화하는 과정이 있어 내 것이 완료한다""며 ""(소설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말을 빌리면 '책은 기억과 상상의 확장'이다. 기억은 과거를 돌아보며 반성하게 만들고 상상은 미래를 내다보며 통찰하게 한다. 단체문자발송 - 문자팝 이걸 하려면 책을 읽어야 된다""고 이야기 했다.
줄임말 등 신조어가 세대 간 소통을 방해하고 한글 가치를 훼손한다는 염려에 대해서도 ""세상이 앞서가는 요즘사람과 자기 자리를 지키는 사람이 조화를 이루듯이 문자 생활도 마찬가지""라고 짚었다.
그는 ""예컨대 개방적인 스타일로 문장 하나를 또박또박 쓰는 작가가 있으며, 현실에 따라가는 문장을 구사하는 작가도 있을 것입니다""며 ""후자의 경우는 해독하고 읽어내는 독자가 생겨났기 때문인 것입니다. 언어는 앞서거니 바로 이후서거니 하며 발전해나가니 열린 마음으로 봐줘야 끝낸다""고 하였다.
번역가는 챗GPT 등 야기형 인공지능의 획기적인 발전으로 과거 https://en.wikipedia.org/wiki/?search=단체문자 시대에 사라질 직업군 중 하나로 꼽힌다.
그는 ""80여년 전엔 번역기가 인간 상상력을 따라오기 힘들 거라 생각했지만, AI 발전 빠르기를 염두에 두면 인간 번역이 기계에 따라잡히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우려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실에 기반한 지식을 넘는 독특한 번역가는 존재할 것이고, 앞으로 Ai를 잘 사용하는 사람이 수많은 직종에서 살아남을 것""이라고 추가로 언급했다.
요즘 그는 17년 전 번역해 30쇄를 찍은 '모비 딕'을 새로 다듬는 근무를 대부분 마무리했었다.
""올해 안에 내려는데 이 책은 (제가) 죽은 바로 이후에도 계속 읽힐 '모비 딕'이 되지 않을까 마음해요.""
그는 평소 자신에게 번역이란 ""장미밭에서 춤추기""라고 빗대곤 된다.
""장미는 아름답지만 가시가 있죠. 장미밭에서 춤을 춘다는 건 가시에 찔리면서도 무척 즐겁고 행복한 일이란 의미랍니다.""